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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경향신문] 청각장애인 윤순영 지도자 서울 대림동 유도관서 비장애인들 가르쳐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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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011-04-21 09:53:09 조회 415

 

       인물과 화제

         “유도 통해 장애인·비장애인 불통의 벽 허물 터”
이서화 기자 tingco@kyunghyang.com    입력 : 2011-04-19 21:35:23ㅣ수정 : 2011-04-19 21:35:24
ㆍ청각장애인 윤순영 지도자 서울 대림동 유도관서 비장애인들 가르쳐

“유도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불통의 벽을 허물고 싶습니다.”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유도관.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소속 지도자 윤순영씨(28·청각장애 1급)의 수업이 시작됐다.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 성인, 외국인까지 수강생의 구성은 다양했지만 사뭇 진지한 표정은 한결같았다. 대다수가 비장애인인 수강생들은 윤씨의 어눌한 구령에 맞춰 우렁차게 기합을 넣었다.

윤씨는 다섯살 때 열병을 앓아 청각을 잃었다. 다른 사람들의 입모양을 읽으면서 ‘구화’는 할 수 있었지만 자신감이 없었다. 듣지 못하면서 말하는 것에 대해 다른 아이들이 놀릴까봐 자꾸 움츠러들기만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들의 권유로 축구부에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합기도·태권도·유도·우슈·화랑도까지 운동을 계속해 오면서 소극적이었던 성격이 차츰 밝고 쾌활해졌다. 윤씨는 “운동하면서 비장애인들과 어울리다 보니까 ‘나도 이렇게 말할 수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유도가 매력적이었다. 격투기와 달리 사람을 직접 치지 않는 유도는 싸우기 위해서가 아닌, 싸우지 않기 위해서 강해지는 종목이었다. 스물한살 때부터 본격적으로 유도에 매달렸다. 지난 3, 4월에 있었던 서울시 대회에서 비장애인들과 나란히 겨눠 1위를 차지할 만큼 실력이 좋다.

몸이 힘들어 운동을 그만두고 싶은 적도 물론 많았다. 그때마다 윤씨를 붙든 건 그의 외로움이었다. “운동을 안 하면 외롭지만 운동을 하고 나면 마음이 편하다”는 윤씨에게 운동은 자신과의, 그리고 타인과의 대화 창구였다.

지난해 1월부터는 서울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장애인체육지도자로도 활동하기 시작했다. 청각장애인 선수 지도에 관한 논문을 써 석사 학위를 딴 뒤다.

윤씨는 천생 지도자다. “가르치는 학생들의 운동실력이 많이 발전하는 것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니 말이다. 본래 수업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비장애인들까지 윤씨의 지도를 받는다. 윤씨가 처음 체육관에 나타났을 땐 코웃음을 치며 그를 만만하게 봤던 이들이다. 자유 대련 등을 통해 그의 실력을 체감하면서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송병준군(14)은 “열심히 하는 모습이 멋있고 실력이 뛰어나 부러운 형”이라며 윤씨를 치켜세웠다.

그가 먼저 모범자세를 보이면 수강생들이 따라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오가는 말은 적다. 하지만 몸의 대화는 솔직하고 또 꾸밈없어 수업 열기는 그 무엇보다 뜨겁다.

윤씨의 목표는 2013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치러지는 세계농아인올림픽 금메달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꿈이 가슴에 자리잡고 있다. 장애인유도연맹이나 클럽팀을 세우는 일이다. 그가 그러했던 것처럼 다른 장애인들도 유도를 통해 비장애인들과 부담 없이 편안하게 소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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