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어요"
무한도전 훈남 코치와의 훈훈한 만남
"여기 잡으세요"
그는 익숙한 듯 어깨를 내주고 시각 장애인 선수와 동행했다. 계단이 나오거나 좁은 길에 들어설 땐 친절히 상황을 설명하며 부축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조정프로젝트에 출연 중인 김지호(29) 코치를 14일 미사리조정경기장에서 만났다. 장애인조정 국가대표팀 코치 였던 그는 지난가을부터 서울시 장애인체육회로 옮겨와 조정클럽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얼굴만 잘생긴 미남은 아니었다.
▶케냐 오지 학교 최초의 체육 선생님
"거긴 건강한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열의 여덟은 이런 저런 장애를 가지고 있죠." 왜 '장애인' 조정 코치가 됐냐는 질문에 김 코치는 아프리카에 다녀온 얘기를 들려줬다. 김 코치는 기독교 선교사의 도움을 받아 2008년 여름 아프리카 케냐의 오지 마을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열악한 환경과 말라리아 등 전염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았다. 김 코치는 오지 학교 최초의 체육선생님이었다. 소아마비나 기능 장애, 정신 지체 등 병마에 시달리는 학생도 적지 않았다. 그래도 난생 처음 갖는 체육 시간엔 너나 할 것 없이 즐거워했다. 체조나 유도, 긴 끈을 이용한 줄넘기만으로도 아이들은 즐거워했다. 김 코치는 "그 아이들과 어울리며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거의 사라졌어요. 장애인도 우리와 다르지 않는 사람이고 우리도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장애인들의 마음을 열다.
케냐에서 돌아온 뒤 고등학교 선배였던 권제형 장애인 조정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부터 코치직을 제의 받았고 김 코치는 흔쾌히 수락했다. 6개월간의 대표팀 코치 생활 이후에는 서울시 장애인체육회 생활체육팀으로 둥지를 옮겼다. 김 코치의 클럽엔 10대부터 40대까지, 시각 장애와 지체· 지적 장애를 가진 분들이 등록돼 있다.
▶장애인 조정에 대한 관심 늘어나길
"방송에 나갈 코치를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직접 지원했습니다. 조정에 대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거든요." 그가 무한도전에 참여하게 된 경위다. 방송 출연 이후 김 코치는 미니홈피의 방문자 수가 하루 수 백으로 늘었다. 그는 장애인 조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이 기쁘다고 했다. 그는 “무한도전이 끝난 뒤에도 이러한 관심이 이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코치의 향후 목표는 국제 조정 심판과 장애인 조정 등급 분류사가 되는 것이다.
조정이 비인기 종목인 탓에 고교를 졸업한 후 선수 생활을 접은 그는 “세계조정선수권대회가 오는 2013년 충주에서 열린다는 것도 꼭 알려달라”며 부탁했다.
손애성 기자 [iveria@joongang.co.kr]






